한줄평: 5.0 / '기다리기 위해선 삶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야겠다',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와 의미있는 척 이야기하다가 또 화제전환으로 복선 회수를 못하는 걸 보고 처음 읽을 땐 0점 주고 싶었다. 그러나 모여서 토론을 해보니 다들 같은 이야기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걸 보니 생각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10점짜리 책이었다. 그래서 5점🫠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책 제목은 살면서 여러번 들어보았다. ‘고도에 이르다’, ‘고도에 도달하다’ 등 목표 또는 성취에 도달했을 때 사용하는 고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고도는 등장인물 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였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감정은 ‘이게 뭔 개소리야?’였다. 2명의 사람이 나무 앞에서 대화를 하는데 대화의 결론은 없고, 계속 주제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장화(구두)가 발에 안맞는다거나, 나무가 바뀐 것 같다거나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계속하며 ‘고도는 언제오냐?’라면서 또 주제를 바꾼다.
하루가 지난 것 같은데 몇십년이 지났거나, 과거 이야기이거나, 나무가 이게 맞았나? 등 내가 인지하고 있던 사실이 진짜인가? 아닌가? 갑자기 무슨 이야기하는거지? 지금 내가 쓴 글처럼 두서없는 느낌이고,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핵심은 ‘고도를 기다린다’인 것 같다. 엄청 괴롭고, 지루하고, 외롭지만 고고와 디디는 ‘고도’를 기다린다.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그래서 고도가 뭔데?’였다. 계속 읽으려면 내 스스로 ‘고도’를 정의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나는 이렇게 정의내렸다. ‘고도는 지루하고 힘든 삶을 버티게 하는 무언가겠구나. 그게 희망이든, 신이든, 사랑이든… 그럼 삶의 목적?’
그리고 독서모임에서 사람들과 토론을 했을 때, 모두 다르게 정의를 내렸고 다르게 책을 해석한다는 것을 알았다. 장화, 나무, 포조 등 여러가지에 대해서 각자 다르게 해석하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혼자 읽을땐 ‘이게 뭔 개소리야?’, 같이 토론할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재밌다!’ 였다. 역시 열린 결말은 다른 사람과 토론할때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책에서 얻은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내맘대로지만)
‘내가 이렇게 힘든(?) 삶을 살고 버텨야 하는 삶의 목적을 찾아야 겠다. 그래야 덜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랄까?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독후감 개요
작품 개요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는 1953년에 초연된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적인 부조리극입니다. 이 작품은 20세기 연극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부조리극의 대표작으로 현대 연극의 방향을 크게 바꾸었습니다. 두 명의 떠돌이가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는 단순한 상황을 통해 인간 실존의 의미와 삶의, 기다림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작가 소개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 1906-1989)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소설가, 시인으로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영향을 받았으며, 실존주의 철학과 부조리극의 대표적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와 허무주의적 세계관으로 현대 문학과 연극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의 다른 주요 작품으로는 '말론 죽다', '이름 붙일 수 없는 것' 등이 있습니다.
등장인물
- 블라디미르(디디): 두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상대적으로 더 지적이고 철학적인 인물입니다. 기억력이 좋은 편이며, 고도를 기다리는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합니다.
- 에스트라공(고고): 블라디미르의 동반자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잠을 자주 자려 하고 꿈을 꾸며, 떠나고 싶어하지만 블라디미르와 함께 머물러 있습니다.
- 포조: 첫 번째 막과 두 번째 막에 모두 등장하는 부유한 인물로, 첫째 날에는 오만하고 지배적이지만, 둘째 날에는 눈이 멀고 의존적인 모습으로 변해 있습니다.
- 럭키: 포조의 종으로, 첫째 날에는 짐을 나르고 명령에 따라 춤을 추고 "생각"을 표현하며, 둘째 날에는 벙어리가 되어 있습니다.
- 소년: 고도의 심부름꾼으로, 각 막의 끝에 등장해 고도가 오늘은 오지 않을 것이나 내일은 반드시 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고도: 작품 내내 언급되지만 한 번도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로, 그의 정체와 의미는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줄거리 요약
'고도를 기다리며'는 두 개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막은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막: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시골 길가의 나무 옆에서 고도를 기다립니다. 그들은 무의미한 대화와 놀이로 시간을 보내다가 포조와 그의 종 럭키를 만납니다. 포조는 럭키에게 춤을 추게 하고 "생각"하도록 명령합니다. 그들이 떠난 후, 한 소년이 나타나 고도가 오늘은 오지 않지만 내일은 올 것이라고 전합니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그 자리를 떠나려 하지만 결국 움직이지 않습니다.
2막: 다음 날,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같은 장소에서 다시 고도를 기다립니다. 나무에는 잎이 생겼습니다. 두 사람은 전날과 비슷한 대화와 행동을 반복하며, 이번에는 눈이 멀고 벙어리가 된 포조와 럭키를 다시 만납니다. 소년(전날의 소년과 같은 인물인지 불분명)이 다시 등장해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두 주인공은 자살을 고려하지만 실행하지 않고, 다시 떠나려 하지만 여전히 움직이지 않은 채 막이 내립니다.
책을 통해 생각해볼 점
- 존재의 의미와 부조리: 베케트는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일상과 영원히 도달하지 못할 기다림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부조리함을 보여줍니다. 우리 삶에서도 이러한 부조리함은 없는지, 그리고 그것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희망과 기다림의 본질: 고도라는 존재는 결코 오지 않지만, 주인공들은 계속해서 기다립니다. 이는 인간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하며, 기다림 자체가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시사합니다.
- 반복과 습관의 의미: 작품 속 인물들은 매일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대화와 행동을 반복합니다. 이는 인간의 삶이 습관과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이 때로는 위안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감옥이 되기도 함을 보여줍니다.
- 인간관계의 의존성: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서로에게 의존하면서도 떨어지고 싶어하는 모순적인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는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상호의존적 본질을 반영합니다.
- 기억과 정체성: 인물들은 자신들의 과거나 전날 일어난 일을 확실히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는 기억이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지, 그리고 기억의 불확실성이 어떻게 존재의 불안정함으로 이어지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 인간 조건에 대한 성찰: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무의미하고 불확실한 세계에서 인간이 어떻게 의미를 찾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삶의 의미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일 수 있다는 실존주의적 관점을 제시합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각자의 삶과 경험에 비추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자신의 '기다림'과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사색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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